국민권익위원회의 국외출장 실태 점검에서 광주·전남 지방의회의 부정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권 조작, 주류 및 도박 물품 구입, 직원 여비 대납 등 다양한 위법 실태가 확인됐다. 권익위는 수사 의뢰 방침을 밝혔다. 그동안 외유성 논란이 숱하게 제기됐다. 출장비 부풀리기에 유용까지 도를 넘어서는 지경이다. 이른바 심사위원회에 의원들이 참여, 셀프 심의함으로써 사실상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만큼 시급히 혁신해야 한다. 공무라는 이유로 일단 쓰고 보자는 식의 구태 관행을 타파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의원들의 사고도 시대 정신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광주시의회는 8건의 출장 중 2건에서 항공권을 실제 경비보다 300만원 가량 과다 지급한 사례가 적발됐다. 동일한 부정행위로 광산구의회가 3건 중 3건 1천만원, 동구의회 3건 중 2건 400여만원, 서구의회 2건 중 2건 1천600만원을 과다 지급했다.

또 서구의회에서 직원 여비 40만원을 대납했고, 동구의회는 체재비 280만원을 초과 지출한 사례가 적발됐다. 전남도의회는 15건의 국외출장 가운데 10건에서 항공권을 조작해 1억3천만원을 더 타냈다. 게다가 예산으로 주류와 간식에 화투 등 도박 물품까지 구매했다. 시·군의회는 47건 중 26건에서 2억2천300만원이 항공권 위·변조로 과다 지급됐다. 직원비용 대납 6건 1천100만원, 체재비 초과 18건 2천640만원도 드러났다.

외유성 출장이 부지기수라는 지적에 눈감은 지방의회의 꼴불견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의원들이 쌈짓돈 마냥 부당하게 챙긴 차액에 대해선 우선 환수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수사도 의뢰하면서 효과적인 근절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의 재정난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출장심사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지방자치 30주년을 맞았지만 의원들의 자질, 능력 시비는 계속되고 있다. 전문성은 고사하고 잊혀질 만 하면 도덕과 품위를 저버리는 일들이 잇따른다. 지방의원이 바뀌지 않으면 지방정치가 발전할 수 없다. 주민들은 일하라고 뽑은 의원들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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