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로 끌려와 노동 당한, 지금은 할머니가 된 분들이 사죄와 보상을 귀사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야나가 사장님의 용기있는 결단으로 해결 방향을 찾아낼 것을 바라며 편지를 드립니다.”

1944년 강제동원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과 함께 미쓰비시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 도오토쿠(道德) 공장에서 일했던 일본인 근로자가 미야나가 이치(宮永俊一) 미쓰비시 중공업 새 대표에게 근로정신대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편지의 주인공은 무라마쓰 히사토(村松壽人·84)씨.

무라마쓰씨는 당시 국민학교를 수료하고 미쓰비시에 입사, 정찰기 제작에 투입됐다.

그는 1944년 12월 동남해(東南海) 지진으로 공장이 붕괴되고 동료, 징용공, 조선여자 근로정신대 등 60여 명이 압사 등으로 숨지는 모습을 목격했으며 이후 육군과 군수성이 접수한 공장 등에서 일하다가 1945년 8월 종전을 맞이해 퇴직했다.

무라마쓰씨는 사회인의 첫걸음을 뗀 회사에 감사하게 생각하면서도 지진 희생자 중 강제로 끌려온 12-14세의 조선인 소녀 6명이 있었고 그 유족이나 강제 동원됐던 조선 소녀들이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에 걸렸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 중 한 사람인 양금덕(84·여)씨는 공교롭게도 자신과 생년월일이 같다는 것을 알았다며 수십 년 넘게 고통받아온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 근로정신대 문제는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며 “미쓰비시 중공업이 미래에 부끄럽지 않은 명예로운 결단을 원하며 전쟁 시, 전쟁 후 이 회사에서 땀을 흘린 선의 있는 근로 국민의 목소리를 보낸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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