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은영 作

‘자음과 모음이 어우러져 글이 되고 그림이 되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다음달 16일까지 복합예술공간 예술이빽그라운드(동구 구성로 204번길 101)에서 열리는 글씨예술가 모은영의 ‘氣澐섬動’ 전시다.

올해 첫번째 기획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글씨예술가 갈매 모은영 캘리그라피스트를 초청한 자리다.

전시 주제인 ‘기운섬동’은 섬에서 부는 물결, 물결 위 섬이 서로 상호관계를 맺으며 자신들의 인생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의미한다. 삶 속 힘겨움으로 큰 파도가 칠 때 이를 가만히 안아주는 섬의 이야기이기도, 지치고 외로운 섬에게 살며시 다가가는 물결의 속삭임이기도 하다.

각각의 섬들은 어느새 물결 무늬로 스며든다. 이는 현대사회의 인간 관계를 나타내기도 한다.

모 작가의 글씨에서는 거칠고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이 된다. 한 글자가 문장이 되고 덩어리가 돼 종이 위에서 섬을 노래한다.

국내 최초 디지털 글꼴 폰트 개발사에서 근무했던 모 작가는 글씨체를 개발하면서 그 안에 선과 여백에서 느껴지는 깊은 사유를 얹혔다.

작가의 캘리그라피는 먹의 농담과 선의 자유로움을 붓 끝에 담아 동양화 한폭과도 같은 인문철학의 깊이를 담아낸다.

먹의 농담은 여백을 채우고 조형미와 디자인적 요소가 결합된 글과 그림은 서예와 회화의 어느 한 지점에 맞닿아있다. 전시 오프닝은 다음달 9일로, 작가와의 대화 및 캘리그라피 워크숍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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