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 5월 계엄군의 민간인 학살 등 국가폭력이 역사적 사실로 정립됐다. 하지만 발포책임자와 암매장 등 핵심 쟁점은 미완으로 남았다. 공식 민간인 사망자는 166명으로 집계됐고 총상이 135명으로 80% 이상이다. 무자비한 만행에 대한 지휘계통의 존재가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우려스럽다.

조사위는 발포책임의 경우 ‘불능‘으로 결론냈다. 조사관들은 불가피한 자위권 발동이란 항변을 반박하며 집단 발포 등에 대해 전두환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전원위는 대부분 주장에 불과해 증거가 부족하다고 의견을 달리했다. 행방불명자와 연결되는 암매장 의혹과 관련해선 제보받은 21곳에서 9구의 유해를 발굴했으나 행불자와 일치한 이들은 없었으며, 옛 광주교도소 공동묘지 내 262구 또한 5·18과의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다수의 시체가 암매장된 후 제3의 장소로 옮겨졌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추가 소재지 발굴의 필요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조사위는 특별법에 따라 2019년 12월 정부 기구로 출범해 4년간의 활동을 벌였으며, 6월 종합보고서를 완성해 국민과 대통령, 국회에 보고한다. 이를 위해 광주시와 의회, 교육청, 시민사회 등 권고사항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있지만 형식적인 절차 아니냐는 의문을 사고 있다. 보고서 초안 역시 그동안 확인된 내용에 더해 별반 진전이 없어 보인다.

발포 경위 및 책임 소재를 결국 적시하지 못했다. 이대로면 부실한 조사로 마무리될 게 뻔하다. ‘전두환 허락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등 당시 군 관계자들의 증언에서 보듯 권력의 정점을 지목하고 있는데도, 한계가 분명하다. 광주 시민사회 및 오월 기관·단체는 대정부 권고에 대한 의견을 심층 종합하고 있다. 미흡한 내용의 보고서를 집중 분석하고 강력하게 추가 및 재조사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더는 불능 과제로 넘겨둬선 안 된다.

전두환과 신군부의 ‘실패한 반란’이다. 죽었다고 끝이 아니다. 책임 규명과 처벌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5·18의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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