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에 올해 상반기 배정된 농업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5천818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2천274명)보다 2.6배 늘었다. 심화되는 고령화 현상에서 기인한 농어촌 인력 부족에 따라 수요가 증가세에 있다. 하지만 브로커의 임금 착취 및 폭력 행사, 열악한 주거 환경 등으로 인권 침해 논란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전남도가 지난 1월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처우 개선책을 마련했다.

대정부 건의 내용은 국가 차원의 전담기관 지정, 출입국 관리사무소와 연계한 관리, 인권침해 점검 통합 시스템 구축, 고용허가제(E-9) 도입 등이다. 전남도 자체적으로는 기숙사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남, 담양, 영암, 무안 4개소를 올 하반기 준공하고 폐교 등 10곳의 유휴시설을 리모델링, 기숙사로 활용하는 사업도 지원한다. 언어소통 도우미도 시군별로 배치하며 부상이나 질병 등 산재보험 혜택을 받기 어려운 경우 치료비 부담을 덜어준다. 아울러 성실 근로를 유도하고 농작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도록 인센티브를 시행한다. 고용주 교육도 강화한다.

외국인 근로자가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일손이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는 농어가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보호가 절실한 상황이다. 인력 선발과 송출 과정에서 깊숙이 개입한 브로커의 횡포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일부 경찰의 수사도 진행되는 중이다. 동남아 등 현지에서 낯부끄러운 실상이 조명되는 등 국제 문제로 떠올랐다. 전남도의 개선 방안이 실제 효과를 낼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해서 정기적이고 심층적인 실태 조사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인권 피해 예방을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 주도 전담기관 지정, 깨끗하고 안전한 숙소 제공, 언어 도우미 지원 등이 동시 추진돼야 한다. 상반기 배정받은 계절근로자가 4월 농번기에 맞춰 본격 입국할 예정이다. 지역 공동체 일원으로 자부심을 갖고 생활하도록 따뜻이 포용해야 한다. 단순 고용이 아니라 파트너 관계로 ‘완전한 정착’을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손잡고 근로여건 향상에 더 전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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