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월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는 없었다. 기념사를 통해 미래지향적 국가 발전을 위한 개념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따로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나라 성인 남녀 10명 가운데 7명이 헌법 수록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5·18기념재단이 학술연구·여론조사전문기관인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실시한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69.6%가 동의했다. 이달 말 개원하는 22대 국회에서 5·18과 관련해 가장 우선시 해야 할 문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보고서 입법 보완 등 조치’(21.0%), ‘학살책임자 처벌’(18.7%), ‘민주유공자 관련 배·보상’(12.7%),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12.5%)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국민 대다수가 5월정신의 계승·발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도 힘을 싣고 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역적으로 광주에 국한된 게 아니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운동의 요체가 돼서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헌법정신 그 자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광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민주주의의 정신이 될 것”이라며 “이번에 반드시 원포인트 개헌을 꼭 해내자”고 역설했다.

5·18 정신 헌법 수록은 윤 대통령, 이 대표를 비롯해 정치권의 공통적인 공약이었고, 올해 22대 총선에서도 적극 찬성, 추진을 약속했었다. 5·18은 1995년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 이어 1997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고, 201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에 이른다. 국내외적 평가가 마무리됐다. 헌법 수록은 위대한 성과를 완결짓는 마지막 절차라고 하겠다.

민주주의는 인류 보편적 가치다. 44년 전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가능했다. 모든 국민이 배우고 기억해야 한다. 여야 지도부가 나란히 광주를 찾아 추모했다. 초당적 합의로 조속히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 거듭 촉구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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