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5(화)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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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윤 작가 기획초대전 ‘관찰자로부터’가 오는 9일까지 예술공간집에서 펼쳐진다.
전시 주제는 스스로 ‘관찰자’라 상정한 작가의 시선을 더 세심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시작은 2010년 평면작품 ‘수상한 꽃’ 시리즈부터 올해 제작한 근작들까지 불상, 피에타, 동물, 가면 등 총 20여 점이다.
전시된 작품들은 신기하게도 종이와 스틸로 제작됐다. 2005년 처음 종이 작품을 시작한 이후 더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온 결과물들이다.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작품의 ‘형상’과 ‘종이’라는 재료는 작가를 상징하는 특별한 지점이다.
특히 ‘본질은 없다’ 연작은 작가의 대표 시리즈로, 불상과 피에타 등 종교를 상징하는 성상들에서 존재의 본질을 탐색해가는 그만의 특별한 시선이 더 확고하게 드러난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형상이 희미하게 사라지고 측면에서 살펴보면 입체적 형상이 다시 나타난다.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형상들은 마치 비어있고 꽉 차 있는 듯 허상과 실존 사이를 넘나들며 우리가 보는 대상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작품들은 얇은 레이어의 결합으로 만들어졌다. 그렇기에 2차원과 3차원 중간 어딘가의 형상으로 나타난다.
종교적 성상이나 영웅의 모습 또는 동물이나 가면을 쓰고 있는 인물을 표현하고 있지만, 비어있는 틈 덕분에 꽉 차있는 완벽한 입체 형상이 아니다. 관객은 작품과 마주하며 일정한 각도에서 형상을 인지하게 된다.
꽉 들어차지 않은 형상들은 외형이 아닌 내면이라는 본질에 더 집중하게 만든다. 작가가 사용하는 재료의 물성 또한 이러한 작품의 본질을 완벽하게 대변한다.
종이라는 가벼운 재료는 결코 가볍지 않고, 스틸이라는 육중한 재료 또한 결코 무겁지 않다.
가장 보편적인 종이의 촉감과 연약하고도 강한 물성을 인간의 심성에, 사회와 개인이라는 여러 다층적 관념에 녹여냈다.
또한 스틸로 만든 견고한 불상이 얇은 레이어들로 인해 육중하지 않게 비어있는 모습은 다양한 사고를 촉발하게 만든다.
형상과 재료를 통해 본질은 어디에 있는지 절묘하게 질문하는 것이다. 이 지점이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찰자’로서 작가의 질문이다.
작가는 자신을 일종의 ‘관찰자’라고 칭했다. 그는 작품들을 통해 가볍지 않고도 무겁지 않게, 더 진중하게 삶을 들여다보게 하며 세상을 새롭게 볼 수 있도록 다시 인지해 나갈 사유의 시각을 열어준다.
신호윤 작가는 “허(虛)와 진(眞)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는 일,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는 필요하다”며 “작가로서 사유해나간 시간이 담긴 작품들이 또 다른 울림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를 기획한 문희영 예술공간집 대표는 “세상의 모든 예술가들은 모두 특별한 관찰자다. 여느 ‘관찰자’보다 더 세심하게 들여다본 작가의 시각을 많은 관람객들이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신호윤 작가는 조선대 미술대학 순수미술학부(조소전공)를 졸업했으며, 지금까지 총 12회의 개인전과 국내외 단체전, 기획전 등에 다수 참여했다. 2018 루카 종이비엔날레 평생공로상, 광주미술상, 신세계미술상대상, 대한민국 종이예술대전 대상, 하정웅 청년작가선정 등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오고 있다.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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