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발생 닷새째, 광주 한 장례식장에서 희생자 첫 발인이 치러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망자 179명의 모든 신원을 확인하고 유가족에게 시신을 인도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사고 현장에서는 기체 잔해를 중심으로 유해 일부, 유류품을 수습하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옷과 가방 등 수거된 유품도 분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확인을 거쳐 인계 절차가 시작됐다. 소유자를 단정하기 어려운 휴대전화 등 일부 전자기기는 동의를 얻어 디지털 포렌식 과정을 거친다.

너무도 아프고 슬픈 새해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 유족들은 하염없는 눈물만 흐른다. 을사년 첫 날 처음으로 찾는 현장에서 떡국과 귤 등으로 간소하게 제사상을 차려 넋을 위로하면서 보고 싶은 가족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 무안공항 내 합동분향소에는 통곡이 이어지고 있다. 영정 앞에 국화꽃을 올린 추모객들의 흐느낌도 맴돌고 있다. 내 이웃의 일이고, 내 일이 될 수 있었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광주 5·18민주광장에 차려진 분향소에도 고인들을 위로하기 위한 긴 행렬이 생겨났다. 해맞이 대신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또 가족 단위로 나선 길이었다. 국가적 애도 분위기 속에 각급 기관·단체의 2025년 시무식도 엄숙하게 진행되고 있다. 광주시민사회는 이윤만을 절대적 가치로 내세우는 시스템을 바꿔 사회적 참사가 발 붙일 수 없는 나라를 건설하는데 앞장서기로 했다.

국민들의 신년 소망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평화로운 나라다. 2014년 4월 진도 앞바다 세월호 침몰, 2022년 10월 서울 이태원 압사 참변 등과 같은 재난이 더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단 한 건의 불의의 사고도, 단 한 사람이라도 소중한 생명을 잃어선 안 된다. 막중한 책임감으로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 조속한 국정 안정과 민생 회복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제적 위기를 하루빨리 수습해야 한다. 제주항공 여객기 대형 참사까지 국난 극복을 위한 협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다시 한번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한다. 유가족들에게 진심어린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 평온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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