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소명과 생성의 시간)’

흙과 불로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건네는 전시가 마련됐다.

조각가 김광례 초대전 ‘흰 칼끝, 검은 흙’이 오는 17일부터 11월30일까지 오월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올해 신작을 중심으로 한 해의 작업 세계를 총망라한다.

전시는 도조화(刀俎畵), 부조(浮彫), 설치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돼 총 1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흙의 물성을 바탕으로 불과 색, 회화적 감각이 교차하며 만들어낸 입체적 조형이 두드러진다. 검은빛, 붉은빛, 푸른빛이 각각 고유한 결을 이룬다.

도조화 연작은 ‘촛불’, ‘붉은 山’ 등 4점이다. 흙을 조각도로 파내는 과정은 마치 목판화의 세밀한 선각처럼 드러나며, 전시 제목에 언급된 ‘칼끝’의 의미를 상징하기도 한다.

부조 작품은 11점이 전시된다. 인간의 근원적 본능, 고통, 쓸쓸함, 그리고 죽음 이후의 정적까지 포착한다. 삶의 부조리와 절망 속에서도 살아내야 하는 존재의 피와 흔적을 표현한다.

전시에서는 까마귀 형상 새들을 통해 죽음과 생명을 나타낸 설치작품 ‘새들과 종(태고의 시간)’도 만나볼 수 있다./최명진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