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광주 북구 풍향동 한 2층 건물엔 ‘지반침하로 본 건물 붕괴 위험. 지하철 공사 즉각 중지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좌) 같은 날 봉선동의 한 주택 건물 외벽은 심하게 균열이 가 있다./안태호 기자

광주 도시철도(지하철) 2호선 공사 현장 인근 주택과 상가 등에서 건물 내·외벽이 갈라지거나 지반 침하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5일 오전 찾은 광주 봉선동의 한 주택.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한창인 대남대로와 50m 채 떨어지지 않은 이곳의 건물 외벽은 심하게 균열이 가 있었다.

기존에는 당겨서 열었다는 문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아 밀어야만 했는데, 이에 대해 집주인은 “지하철 공사로 땅이 꺼져 문의 높이가 원래 틀과 맞지 않아 열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바로 옆 주택은 외벽뿐만 아니라 집안 내부에도 균열이 일어난 상태였고, 인근 도로도 주저 앉거나 금이 간 곳이 다수였다.

집안 내부 균열 피해를 호소하는 집주인 최모씨는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시작된 이후부터 작은 균열이 곳곳에서 포착됐다”며 “최근 남구청 직원과 남구의원들도 집 안을 보고 갔는데, 조치는 커녕 아무런 연락도 없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같은 날 찾은 북구 풍향동의 한 2층 건물엔 ‘지반침하로 본 건물 붕괴 위험. 지하철 공사 즉각 중지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곳 건물은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진행 중인 필문대로와 바로 맞닿아 있다시피 했는데, 건물주는 “공사로 건물이 기울어졌다”며 원상복구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측면에서 건물을 바라본 결과 상층부가 도로 쪽으로 약간 쏠려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건물주 김모씨는 “세입자 2명은 모두 9월 초에 보상을 받고 나갔다”며 “그런데 건물에 대한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김씨는 “최근 도시철도공사와 공사를 담당하는 기업과 함께 만났는데, 알아본다는 말만 되풀이 했을 뿐 현재까지 아무 연락이 없는 상황”이라며 “피해 보상은 바라지도 않고, 건물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복구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도시철도 2호선 공사 현장 인근 주택 등에서 균열과 침하 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으면 제대로 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주민들의 불안과 답답함은 날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시도시철도건설본부는 노후 주택·건물의 경우 콘크리트가 오래됨에 따라 균열 등이 발생할 수 있어 계측기를 통해 위험도를 측정,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건물 위험 등의 민원이 들어오는 곳을 대상으로 계측기를 설치, 균열 정도를 일주일에 2회 이상 측정 중”이라며 “균열이 커지거나 일정 수치를 넘어갈 경우 즉각적인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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