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에다 폭염까지 겹치면서 광주·전남지역을 비롯한 전국 곳곳이 물 부족 현상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농민들은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메마른 논바닥을 바라보며 울상을 짓는 가 하면, 일부 지역은 제한급수로 인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다 평균 강수량이 197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댐·저수지 등의 저수율이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해줄 한 가닥 희망인 장마도 지난해(6월18일)와 평년(6월23일)에 비해 다소 늦은 ‘지각 장마’가 될 것이라고 하니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본보에 따르면 장마 전선이 남해안쪽으로 올라오는 시점에 접어들었지만 향후 예보된 비 소식은 25-26일 이틀뿐이다. 여기에다 25-26일 관측된 비소식도 장마전선 때문이 아닌 저기압의 영향에 의해 내리는 강수라고 하니 답답한 심정이다. 장마는 평균적으로 348.6㎜의 비를 내린다. 지난해 장마는 6월18일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시작돼 7월30일 중부지방을 끝으로 종료됐다.

기상청은 여름철 기상 전망을 통해 광주·전남 강수량이 이달은 평년(206.5㎜)과 비슷하거나 조금 적고 7·8월은 평년(275.3·260.1㎜)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언제부터 장마가 시작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처럼 장마가 늦어지는 이유는 현재 북방부 위쪽에 있는 고기압 세력이 굳건히 자리를 잡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장마전선은 우리나라 북동쪽의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남동쪽의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에서 만들어지지만 현재 장마전선이 대만 부근에 정체돼 우리나라로 북상하지 못하면서 평년보다 늦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타 지역에 비해 가뭄 피해가 적은 광주·전남지역도 향후 기상상황에 따라 조만간 극심한 가뭄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에 지금이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맞춤형 대책을 하루빨리 강구해야 한다. 가뭄은 온난화 현상으로 매년 상시적이고 반복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제 하늘만 쳐다보는 시대는 지났다. 지역의 역량을 모두 동원해 대비책 마련에 주력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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