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22일 2023년부터 주식양도소득이 연 5천만원을 넘는 부분에 대해서는 2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원래는 연 2천만원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으나 대통령이 “주식시장을 위축시키거나 개인투자자의 의욕을 꺾는 방식은 안 된다”면서 재검토를 지시한 이후 5천만원으로 상향조정하였다. 이로써 일반 개인투자자들도 주식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기존에는 1종목당 10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만 양도소득세 부과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과세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첫 번째는 이중과세가 아니냐는 것이다. 현재 주식거래에 대해서 거래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를 폐지하지 않고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세에 해당하여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정부는 조세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이중과세가 아니라고 설명하지만 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모두 부과하는 선진국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빈약하고 글로벌스탠더드에도 어긋나 보인다.

두 번째는 주식시장을 위축시켜 기업운영에 지장을 조래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하는데 침체되면 기업 운영이 어려워지고 경제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 관련당국은 별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벌써 주변에서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면 주식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지나치게 안이한 전망으로 비추어 진다,

세 번째는 서민들이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사다리를 걷어차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이미 부동산은 지나치게 많이 올라 기본자산이 없는 일반 서민들이 아파트를 소유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주식시장만이 유일하게 부를 축적할 수 있는 통로인데 주식양도소득세 부과는 이를 어렵게 하여 서민들의 꿈을 빼앗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지난 코로나 사태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속절없이 급락할 때 기적적으로 V자 급반등을 이루어낸 것은 개인투자자들인 동학개미들이다. 이들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무차별적으로 매도를 할 때 적극적인 매수세력으로서 주식시장의 붕괴를 막았고 급반등을 이루어 냈다. 이러한 일반투자자들의 역할이 외세에 저항한 동학운동과 비슷하다고 하여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렀다. 지금 승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동학개미운동은 임시적 공매도 금지 덕분이다. 공매도가 다시 허용되면 동학개미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공세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갈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패배하는 것은 기본적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충분히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실력을 제대로 갖춘 상태에서 주식시장에 참여한다. 대학 때부터 투자동아리에서 건전한 주식투자방법을 배우고 기업을 분석하면서 정석투자를 한다. 개인들이 노동만으로는 부를 축적하기는 어렵다. 제대로 된 투자법을 알아야 부를 축적하고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글을 못 읽는 사람을 문맹이라고 하듯이 주식투자 방법을 모르는 사람을 금융문맹이라고 한다.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에 실패하는 주된 이유는 기관과 외국인들은 그들만 대상으로만 행해지는 기업IR를 빙자한 미공개정보 사전 취득으로 정보에 있어서 절대적 우위에 서고, 공매도라는 막강 무기를 보유하여 애초부터 무기불평등 상태에서 겨루기 때문이다. 즉, 개미들은 맨몸으로 싸우는데 그들은 철갑갑주에 칼과 창을 들고 싸우는 격이다. 이러한 구조 하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을 이긴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관련당국은 주식투자를 세금징수의 관점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선량한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과 대등한 조건에서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더 주력해야 한다. 일반서민들이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기 위한 유일한 사다리인 주식투자마저 세금징수를 위한 수단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서민들이 꿈을 짓밟는 무모한 정책일 수 있다.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기재부가 추진하는 금융세제 개편방안에 대해 “주식시장을 위축시키거나, 개인투자자들의 의욕을 꺾는 방식이 아니어야 한다”며 “최근 주식시장을 받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에 대해 응원이 필요한 시기, 개인투자자들의 역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는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세기준을 2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조정하는 수준에서 정책을 결정한 것은 매우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 시행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므로 보다 더 많은 검토와 의견수렴으로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올바른 정책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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