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에 트롯열풍이 대세로 떠올랐다. 우리나라는 자고로 옛 궁중음악에서부터 민요와 농요, 판소리에 이르기까지 흥(興)을 즐겨온 민족이어서 두 사람만 모여도 네하고 나하고 놀자는 ‘니나노’판이 벌어진다.

이판도 좋고 사판도 좋지만 ‘놀판’을 가장 좋아하는 우리 민족은 그래서 일찍이 술과 노래와 먹거리 문화가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발달해 온 것이 사실이다. 아마 무형문화재로서 지정된 ‘놀이문화’의 종류와 전수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나라는 대한민국이 단연코 세계 1위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전통 판소리 가운데 ‘흥부와 놀부전’에서도 그 주인공의 이름에 ‘흥과 놀’을 붙였을 것인가.

그렇다면 왜 우리민족은 이러한 놀이문화에 길들여져 왔을까? 전문가의 견해와는 다를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내 생각엔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농경사회문화’와 지정학적으로 교두보의 위치에 있음으로서 주변 국가들의 수많은 침략과 노략질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기재로써 ‘놀이문화’가 발달해 왔지 않았을까 한다.

사실 농사짓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바쁜 것인지 ‘노세~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못 노나니~’ 이런 농요(農謠)가 나왔을 것이며, 북쪽에서는 흉노족과 같은 오랑캐들이 남쪽에서는 쪽바리라 불려졌던 왜놈(?)들한테 얼마나 시달렸으면 곳곳마다 우리나라에 그 많은 성벽(城壁)들이 만들어졌겠는가. 사람의 심리는 슬픔과 불안과 공포가 가중되면 상대적으로 즐거움과 평안과 안전을 추구하게 된다고 본다.

지난 10월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추석명절 때 TV조선이 개최한 ‘트롯100년 2020트롯어워즈’를 방영한 적이 있었다. 현재 잘 나간다는 가수들을 모아 놓고 분야별로 시상식을 하는 자리였다. 심사위원들을 선정하여 공정한 평가를 받게도 했으며 전국 불특정 시청자들로부터 투표를 통한 심사평가를 하게 함으로서 신뢰도가 높은 시상대회였다. 이날의 그랑프리는 3개 부문의 상이었는데 원로배우 신영균 심사위원장이 건네준 심사위원특별상은 장윤정이, 배우 안성기가 전달한 공로상은 국민가수 남진에게, 마지막으로 최고 대상에는 하늘이 내린 목소리 이미자(80) 레전드가 수상하였다.

이미자 레전드는 우리나라 트롯 100년사에 목포의 눈물 이난영 이후 최고의 국민가수요 한국트롯계의 전설이라 할만하다. 남진, 나훈아, 조용필과 하춘화, 송대관, 태진아, 설운도, 주현미, 김용임, 조항조, 장윤정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트롯은 최근 미스터트롯 6인 임영웅, 영탁, 이찬원,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과 빌보드챠트1위에 빛나는 K팝국제홍보대사 BTS에 이르기까지 지금 대한민국은 포스트코로나19를 극복하는 최고의 백신을 만난 셈이다. 이보다 더 큰 영광스러운 일이 또 어디에서 찾겠는가. 이러한 유전자는 바로 우리 옛 조상들의 농경사회문화의 흥(興)과 외침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려 했던 호국의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한다.

또한 이날 11명의 가왕(歌王)으로 탄생된 송대관, 현철, 태진아, 김연자, 하춘화, 남진, 나훈아, 설운도, 주현미, 김수희가 차지했으며 베스트상에는 진성, 조항조, 신유, 김용임, 김혜연, 금잔디, 박현빈, 홍진영이 수상했다. 그리고 임영웅과 송가인은 남녀 신인상과 인기상을 획득하여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최근 샛별처럼 등장한 임영웅에게는 K-트롯테이너상, 글로벌 스타상, 10대가 뽑은 가수상, 디지털 스타상까지 수상하여 이날의 최다 수상자인 6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임영웅은 수상소감을 통해 “정말 많은 국민들께서 ‘미스터트롯’ 경연 때 열렬한 관심과 사랑을 주셨다. 코로나19로 인한 좋지 않은 시기에 감사하게도 저희 ‘미스터트롯’이 국민여러분들에게 그나마 위로와 감동을 드릴 수가 있어서 참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그런 노래를 많이 불러서 보답하겠다”고 ‘미스터트롯’의 진(眞)다운 성숙한 인사말을 했다.

이날의 모든 수상자들에게 격려와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더 매진하여 한국트롯을 세계만방에 알리고 오랜 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기를 기원한다.

이 자리에서 배우 안성기가 했던 “스타(Star)는 혼자서 빛을 발하지 못하고 태양의 빛을 받아 되쏜다. 국민의 사랑의 빛을 스타들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오래도록 심금을 울렸다. 우리 모두 귀감을 삼을만한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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