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심대한 타격을 입은 분야를 고르라면 당연히 자영업이 포함될 것이다. 이미 폐업하여 대낮에도 셧터를 내린 가게를 보거나, 점심시간인데도 손님 한명 보이지 않는 식당 앞을 지나노라면 자영업자들의 까맣게 타버린 가슴이 떠올라 시민들은 속으로 같이 울고 있다. 보통의 자영업은 높은 숙련도의 기술보다는 일반적인 경험을 가진 1인 사업자가 가족이나 소수의 직원을 고용하여 일상생활과 관련된 물건이나 음식을 판매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런 자영업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리 경제는 2천년대에 들어서면서 산업이 고도화되고 저성장국면에 진입하여 내수소비 성장률도 지속 하락하고 있다. 또한 제조업 쇠퇴로 인한 조기퇴직자가 자영업으로 끊임없이 유입되는 것도 자영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거제, 군산 등 제조 시설이 떠나버린 지역은 경제가 무너지면서 자영업도 함께 무너졌다. 최근 젊은 층으로부터 유행되는 워라벨 문화,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등도 자영업의 매출에 타격을 주는 요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조사에 의하면 자영업자의 영업이익증가율은 90년대 12%에서 2017년에는 1%로 급감하였다. 더 이상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자영업은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발발하여 안전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즉시 직격탄을 맞았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다행히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로 긴급대출 이루어져 급한 불을 껐다. 거기다 1, 2차 재난지원금과 지자체의 자영업 선별지원, 지역화폐의 사용 등도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자영업에 대한 지원의 대부분은 대출이 차지하고 있어 반드시 갚아야할 부채이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자영업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그렇다면 회복도 되기 전에 들이닥치는 채무상환은 심각한 걸림돌로 대두될 것이다. 이럴 경우 자영업의 파산과 부도는 불 보듯 뻔하며, 이런 자영업의 파산과 재기불능은 우리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여 정부의 선제적인 조치가 절실히 요구된다. 금융약자를 보호하는 포용금융의 정책을 펴나가야 자영업을 구제할 수 있다. 우선 적절한 시기에 조치를 하여야 한다. 파산 후 구제조치를 한다면 사후 약방문이며, 이미 자영업 일자리는 사라지고 재기는 고스란히 국가의 부담으로 남는다.

둘째로 적절한 유예조치와 추가대출이 회생의 여유를 줄 것이며, 필요시 사전 채무조정제도 등을 이용한 과감한 탕감책도 요청된다. 이런 결정은 단순한 경제적 판단을 뛰어 넘어 사회통합과 사회안정 차원의 정치적 판단이 있어야 가능하다.

셋째로 금융비용을 최대한 낮춰 주어야 한다. 자영업은 신용도가 낮아 높은 이자를 부담하고 있다. 신용기준보다는 지불능력을 감안하여 대출 및 연체이자, 보증비용 등을 고신용자 수준으로 인하해 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넷째로 비금융 부분과 연계하여 복지, 세금, 사업컨설팅 등을 포함한 통합적 지원이 절실하다. 이런 종합적인 대책이 재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도 따로 놀아 사업자가 여기저기로 찾아다니지 않도록 정책의 통합집행도 요청된다.

이 모든 지원의 상당 부분은 금융회사의 적극적 동참이 있어야만 가능한 정책들이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이 공공재이며, 금융회사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의 재고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금융회사에만 책임지울 수는 없다. 최종대부자로서 정부의 역할이 절실하다.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정부를 보는 시민들의 시각이 달라졌다. 이전보다 정부를 신뢰하고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금융에 있어서도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절실하다. 특히 금융약자에게 동등한 금융기회를 제공하는 포용금융정책은 정부의 선도적 조치가 금융회사를 리드한다. 포용금융은 머리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와 가슴으로 함께 판단해야 한다. 포용금융은 단기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는 관점이다. 위기에 빠진 자영업의 구제에 정부와 금융회사가 포용금융에서 혜안을 찾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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