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구 전남도 도민감사관

우리 속담중에는 고사성어 附和雷同(부화뇌동)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뚜렷한 소신이 없이 남의 생각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때로 군중 심리에 의해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행동을 맹목적으로 따라 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러한 경향이 여론 조사에 투영 된다면 그 여론 조사의 신뢰성은 떨어지고 말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정치적인 사안들은 시비가 분명한데도 본질적인 것은 뒤로 하고 지엽적인 문제만을 가지고 편이 갈라져 있다.

양당제 아래서는 여·야가 어느 정도 수적인 균형이 이루어져야 양보와 타협의 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는데 지금은 너무나 한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박근혜와 이명박 정부에서 발목 잡기를 너무 많이 해 국가의 정책들이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은 21대 국회에서 여당에게 많은 의석수를 몰아 줬다.

그러면 그에 걸맞게 조화와 타협의 정치를 해 가야 옳은 일이다. 독선과 독주는 안 된다. 70·80년대에는 인터넷이 발달 되지 않아 정보가 어두운 세상이었지만 지금은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국민 누구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시시각각 알 수가 있다.

따라서 어느 정당이, 어느 정치인이 국민을 위해 소신 있게 행동하는지를 쉽게 알 수가 있다. 각 당의 정책들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아님 지속적인 집권을 위한 홍보용인지를, 깨어 있는 민주 의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판단하기가 너무 쉬운 시대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각 당이나 정치인들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도 이제 의식 수준을 높여서 합리적인 판단과 이성적인 판단으로 정치를 감시해야 한다. 내 생각이 없는 부화뇌동의 판단을 해서는 결코 안된다.

또한 여·야를 막론하고 내 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人事(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살기가 어려운데 막대한 선거 비용이 들어가는 선거를 왜 치루게 되었는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그리고 각 당의 후보들이 내 놓은 공약들도 꼭 필요한지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지금 대다수 국민들은 코로나19로 생존의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양극화는 더욱 더 심해져 생존의 절박함이 심해져 가고 있는데 10조원 이상이 들어가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여·야 모두 내 놓아서야 되겠는가? 우리나라가 곳간이 넉넉해 질 때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홀로 사는 독거 노인들은 물론 쪽방촌 사람들은 죽지 못해 하루 한 끼로 추위와 싸우고 있는데 반려견 지원센터를 만들겠다고 지자체들이 앞다퉈 나설 일인가?

최근 주식이 급등하자, 행여 나만 그 대열에 뒤쳐질까 두려워 빚을 내서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개미 투자자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뛰는 주가를 보면서 남들은 주식으로 돈을 번다는데 나만 가만히 있으면 일확천금의 좋은 기회를 놓쳐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 급등한 집값과 강화되는 대출 규제에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영영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려는 마음을 ‘FOMO(fear of missing out)’라고 한다.

‘FOMO’는다른 사람들은 모두 하는데 나만 소외되면 어쩔까? 하는 불안과 두려움으로 나도 뛰어 들때 쓰는 말이다.

부동산 열병, 입시 열병, 주식 열병, 로또 열병 등 남들이 하니까 나도 소외되지 않기 위해 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 세상에는 완전한 사람도 없고 완벽한 정치인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도층은 부화뇌동 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가지고 삶에 임해야 한다.

논어 자로편에 공자가 말하기를 ‘君子는 和合하되 附和雷同하지 않는 사람이고 小人은 附和雷同하되 和合하지 않는 사람이다. 또한 小人은 利益을 쫓으므로 利益을 같이하는 사람끼리는 함께 行動하지만 남과는 調和를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국민들이여! 자신의 분명하고 명확한 주체적 사고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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