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역사민속박물관 ‘김대중, 다시 광야에서’ 전시 전경

“다시 천고의 뒤에/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이육사의 ‘광야’ 일부

광주역사민속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기획전 ‘김대중, 다시 광야에서’는 이육사의 시 ‘광야’에 주목한다. ‘역사의 현장’을 의미하는 시어 ‘광야’를 모티브로 김대중 대통령을 다시 호명하고 있는 이번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각 부 명칭은 그가 살아생전 남긴 어록으로 구성돼 친숙한 느낌을 자아낸다. 1부 ‘행동하는 양심으로’, 2부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3부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하다’이다.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전시이지만, 그의 생애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사진·영상·포스터·회화 등 역사적 자료 100여점을 통해 그가 남긴 정신적 유산의 가치와 더불어 광주 정신이 공명하는 지점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다.

먼저 1부에서는 김 대통령과 광주의 연관성에 대해 살핀다. 김대중과 광주 시민들이 뜨겁게 해후했던 1987년 9월 현장을 비추며, 그로부터 8년을 거슬러 올라가 1980년 5월 광주의 모습을 함께 더듬어본다.

전시장에는 1987년 김 대통령이 서울역에서 광주역으로 내려올 때 이용한 새마을기차 좌석을 재현해 놓았다. 그 맞은편으로는 대형 영상이 상영돼 당시의 생생한 사건들을 만나볼 수 있다.

2부는 청년 사업가에서 정치인으로, 마침내 국민의 정부로 나아갔던 김대중의 삶의 궤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제7대 대통령 선거 포스터부터 15대 국민의 정부에서 이뤄냈던 결과물들, 한류 그리고 지식 정보화 사회까지 우리 삶을 변화시킨 다양한 흔적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평화의 물결’을 상징하며 거대 구조물로 꾸며진 3부에선 김 대통령이 궁극적으로 바랐던 가치를 강조한다. 금강산 관광, 6·15남북정상회담, 이산가족 상봉 등을 두루 짚어내면서 노벨평화상 수상이 지니는 무게를 가늠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해당 섹션에서는 박행보 화백과 오승윤 화백의 ‘금강산’ 회화도 함께 전시한다.

이밖에도 전시에서는 김 대통령이 내란음모사건으로 청주교도소에 수감됐을 당시 감옥을 재현한 공간, 옥중서신 쓰기 체험, 김대중 어록월 등을 마련했으며 노벨평화상 수상 현장을 포토존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8월18일까지 이어진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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