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전국적인 집단휴진에 광주·전남 동네의원까지 진료 차질이 빚어졌다. 다행히 심각한 공백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넉달째 지속된 의정갈등이 한 걸음도 진전이 없다. 게다가 서울대·연세대·울산대 등 의과대학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선언하고 있다. ‘빅5’로 불리는 상급종합병원이 멈춰설 태세다.

광주·전남의 경우 휴진신고를 한 의료기관은 12-14%로 집계됐으나 참여는 예상보다 낮았다. 전남대·조선대병원은 의대 교수 30% 이상이 예약된 환자 진료 일정을 연기하거나 휴가를 신청했다. 다만 응급실 중환자실 등은 유지됐다. 광주시의사회는 서울 총궐기대회 비참가자를 대상으로 지역행사를 따로 개최했다.

의료파행이 정점으로 향하고 있다. 정부도 의료계도 접점을 못찾고 있다. 광주시민사회단체 일동은 성명서를 통해 필수의료, 지방의료, 공공의료 강화로 이어질 장치를 마련해 놓지도 않은 채 일단 증원만 해 놓고 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밀어붙이는 행태는 윤석열 정부의 독선과 무능을 보여주는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의사들에게도 생명을 담보로 한 비이성적, 집단 이기주의적인 파업의 길이 아니라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담긴 숭고한 정신으로 돌아와 올바른 의료개혁의 길로 책임있게 나서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제는 극단 대치를 끝내야 한다. 양측이 진정성을 갖고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 집단행동은 사회적 신뢰를 깨뜨리는 것으로 정당성도 없고, 명분도 취약하다. 정부도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만큼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

의사 인력이 부족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의사가 할 일을 간호사가 대신하는 실정이다. 국민 모두 체감하고 있다. 벼랑 끝 환자의 고통을 더 외면하지 말라. 환자 곁을 지키면서 합당한 대안을 제시하고 타협을 끌어내야 한다. 공공의료와 지역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싸워야 한다. 국민 지지를 잃는다면 결국에 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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