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피해를 입는 국가 지정 목조문화유산이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방재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목조문화유산이 전국적으로 10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 광산을·사진)이 1일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국가지정 목조문화유산 방재시설 설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가유산 화재는 ▲2020년 1건 ▲2021년 6건 ▲2022년 6건 ▲2023년 8건 ▲2024년 현재 3건 등 총 24건이 발생했다.

화재 원인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담뱃불(5건)과 전기누전(4건)이었다.

목조문화재의 경우 초기에 진압하지 못하면 전소될 위험이 높다. 특히 초기에 진압할 수 있는 방재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목조문화재들이 화재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것도 문제다.

소화기구가 하나도 마련돼 있지 않은 곳은 합천 해인사 홍하문, 양산 통도사 천왕문 등 9개였다. 소화기구는 화재 진압 시 가장 기본이 되는 방재시설임에도 약 20%에 달하는 105개의 문화재에서 5개 미만의 낮은 설치율을 보였다.

소화전, 호스릴, 방수총 등 소화설비가 하나도 마련돼 있지 않은 문화재도 40개에 달했다. 특히 미리 화재를 감지할 수 있는 경보 설비가 1개도 없는 곳도 51개였다.

화재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목조문화재는 ▲구례 화엄사 각황전 ▲나주향교 대성전 등 다수인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8월 기준 사유 목조 문화재 중 국보는 26.7%만 화재보험에 가입했고 보물은 25.8%만 화재보험에 가입했다. 이는 국공유 문화재 화재보험률이 100%인 것과 확연한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민형배 의원은 “개인이나 사찰이 보유한 국보급 문화재가 화재보험에 가입될 수 있도록 국가유산청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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