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비신행회가 지난 2020년부터 진행한 지역사회 공공영역 종사자 응원 프로젝트 중 ‘찾아가는 달콤시원 팥빙수 가게’가 23일 광주 남구청 구내식당에서 열렸다. 사진은 행사에 참여한 도계스님과 지역 사찰 스님들이 남구청 직원들에게 팥빙수를 건네는 모습./김애리 기자·조영권 인턴기자

“폭우가 휩쓸고 간 후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지금 민원 현장을 찾아다니며 수고하는 이들을 위해 작은 마음이라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23일 오후 3시 광주 남구청 지하 1층 구내식당. 소원정사 도계스님과 (사)자비신행회, 광주남구불교협의회, 남구청불자회에서 온 봉사자들은 구청 공무원들을 위한 팥빙수 900여그릇을 만들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이날 행사 ‘찾아가는 달콤시원 팥빙수 가게’는 자비신행회가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부터 시작한 지역사회 공공영역 종사자 응원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자비신행회는 이 프로젝트를 계절마다 어울리는 음식으로 준비하고, 지역 관공서와 복지 시설을 찾아 격려의 마음을 전해오고 있다.

도계스님을 비롯해 남구불교협의회장 동진스님과 일영·법담·현호스님, 지역 사찰 신도 봉사팀 등 20여명은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착용한 채 준비해 온 팥빙수 재료를 일렬로 꺼낸 후 역할을 나눴다. 이후 대형 빙수기 두 대가 ‘스르륵’ 소리를 냈고 일회용 그릇에는 곱게 갈아진 얼음이 채워졌다.

이를 받아든 봉사자들은 그 위에 콩가루와 팥앙금을 수북이 얹었고, 다른 한 쪽에선 블루베리와 아몬드, 시리얼 등 토핑을 듬뿍 뿌렸다.

고소하면서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팥빙수가 하나둘씩 완성되자 배식이 시작됐다.

쟁반을 들고 온 공무원들은 완성된 팥빙수를 받아 들고선 얼음이 녹기 전에 부서로 서둘러 이동했다.

일부는 참을 수 없었는지(?) 복도에서 한 숟가락을 먼저 맛본 뒤 “이야~ 시원하다”거나 “팥이 살아있다”는 등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날 최고기온 33.6도, 체감온도 33.8도의 가마솥 더위 속에서도 수해 복구 현장에 나가 손을 보탠 공무원들은 “그야말로 꿀맛”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형진 민생경제과 주무관은 “폭우 피해 농로를 점검·조사하느라 연일 땀에 흠뻑 젖었는데, 팥빙수 한 그릇에 더위가 씻은 듯 가셨다”며 “지친 하루를 달래준 깜짝 이벤트 덕분에 더 힘내서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귀환 일자리정책과 사회적경제팀장도 “최근 폭우와 폭염으로 직원들이 복구 작업에 나서며 고생하는데 무더위에 맞춰 시원한 팥빙수를 제공해 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도계스님은 “어려운 시기에도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한 불자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오늘 나눔이 마련됐고, 폭우 피해 복구로 폭염 속에 뛰는 공무원들에게도 이 팥빙수가 작은 응원이 됐으면 한다”며 “계절마다 이어지는 나눔을 통해 지역 공동체가 더 끈끈해지길 바란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편 자비신행회는 오는 29일 담양군청을 찾아 군청은 물론 면(面) 행정복지센터 직원들까지 포함해 약 800그릇의 팥빙수를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21일에는 광주 동구청 5층 회의실에서 동구 지역 사찰과 동구청불자회 후원으로 준비한 팥빙수 800개를 직원들에게 건네며 격려했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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