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학생 집단성추행<본보 2019년 9월27일자 6면>과 관련 해당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또래 여중생 6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학교폭력자치위원회까지 열렸지만, 피해학생이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겪는 등 2차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학교 측이 “확인이 불가능하다. 잘 모르겠다”는 등 답변을 회피한 유서는 지난 2일 담임교사로부터 가족에게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집단성추행 피해학생 아버지 A씨는 “집단성추행 사건 이후 학교 측에서 가해학생 7명의 학생들에게 접근 금지 명령을 내려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으나 하지 않고 있다”며 “자신의 딸 B(14)양이 전날 학폭위가 열리기 전 가해학생 2명으로부터 간접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집단성추행을 당해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B양은 지난 9월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온 후 8일 만에 등교를 했다.

A씨는 “점심시간이나 화장실에 갈 때는 우연히 마주칠 수 있지만, 서로 다른 반까지 찾아온 것은 학교에서 제대로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는 것”이라며 “핸드폰을 보는 척하면서 옆에서 딸에게 말로 위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우리 아이만 이렇게 피해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어쩔 수 없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A씨는 또 “집단성추행 이후 가해학생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B양에게 ‘그만해라’, ‘나중에 이러네 저러네 딴 이야기 들려오면 그때는 우리도 가만히 안 있을게’라는 등 사이버 폭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분리조치 이후)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만난 적이 없다. 학폭위는 아직 진행 중에 있어서 언제 결과가 나오는지 알려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에 보도될 경우 제2, 제3의 피해자가 또 생길 수 있고, 학생들의 예민한 상황이기 때문에 취재를 삼가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피해학생 아버지 A씨는 학폭위 결과를 2주 후 통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현재 학폭위 안건에는 ‘집단성추행 및 사이버폭력’ 외에도 폭행, 성희롱 사건이 올라있다.

폭행은 유서가 발견된 18일 다음날 담임선생님 입회 하에 만난 자리에서 화를 참지 못한 B양이 가해자 중 C학생의 뺨을 때린 사건이다.

성희롱은 지난 8월 말 C학생이 집단성추행 가해자 D학생과 B양이 함께 있는 곳에서 D학생이 C학생의 바지를 벗기자 이를 지켜보고 있던 B양으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느껴 신고한 것이다. 하지만 C학생은 바지를 벗긴 당사자인 D학생에 대해선 신고하지 않았다.

/최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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