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소재 1차전지 제조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23명의 사망자가 발생, 역대 최악의 사고로 기록됐다. 꿈을 안고 한국에 온 외국인 근로자 18명도 안타깝게 희생됐다.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공장은 일단 화재·폭발이 일어나면 ‘화약고’가 돼 대형 참사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더구나 전국 곳곳의 공단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영세업체가 많아 사고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광주·전남에서도 배터리 관련 화재가 빈번한 만큼 우려가 나온다.

광주시가 배터리 생산 등 28개 업체를 대상으로 자치구, 소방안전본부, 영산강환경유역청, 전문가 등과 합동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제조공정 취급상 안전사항, 생산시설 위험 요인 조사 등 선제 조치에 중점을 뒀다. 전남에서 가동 중인 2차전지 기업은 광양 7개, 여수 5개, 영암 3개, 함평·목포·영광 각 1개씩 모두 18곳이다. 양극재·음극재 등 소재 업체로 화재 위험성은 낮은 편이지만 예방에 만전을 기하도록 안내 공문을 발송하고 특이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불에 취약한 화학물질은 언제든 대형사고를 부를 수 있다. 금속화재는 초기 대처가 쉽지 않으며 수천도에 이르는 높은 온도와 가스를 동반해 진화 자체가 어려운 특성이 있다. 여기에 독성물질이 주변으로 확산하며 2차 피해로 번질 가능성도 높다. 이번 아리셀 공장 폭발 사고는 16명의 사망자와 17명의 부상자를 초래했던 1989년 여수 국가산단 내 럭키화학 사례를 넘어서는 규모로 더욱 참혹하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즉각적인 대응에 들어갔으나 고도의 경각심을 가져야 하겠다.

기업들도 화재 예방 및 제품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직원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과 함께 비상시 훈련도 중요하다. 배터리는 대세로 자리잡을 전기자동차는 물론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첨단산업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안전설비 확충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지자체와 고용노동부 등 당국도 불의의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있어선 안 될 비극이다. 다시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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