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왕조 시대가 열렸다. 프로야구 KIA가 37년 만에 홈구장에서 통합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7년 만에 정규시즌 1위와 더불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것이다. 통산 12번째다. 1천만 관중 KBO 리그에서 명실상부 최고 구단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투혼을 보여준 선수들이 한없이 자랑스럽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시민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5차전. 3회까지 5점을 내줬지만 반격을 거듭하며 6회에 역전에 성공했다. 승리를 직감하는 순간이었다. 9회 종료에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포효했다. 서로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등을 다독이며 얼싸안고 이범호 감독을 헹가래 치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도 또 장외응원전이 펼쳐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도 우레와 같은 함성이 울려 퍼졌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펄쩍펄쩍 뛰며 고함을 지르거나 일행들과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긴 여정의 마침표와 함께 달콤한 행복에 취했다.

여운이 그대로 남은 다음날 오전 기념행사에서 최준영 대표이사는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앞으로 더 잘해서 5연패까지 하면 좋겠다”고 당부했고, 취임 첫해 당당하게 위업을 이룬 이 감독은 “선수들이 마음껏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내년에도 잘 준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기정 시장은 앞서 “기아 타이거즈는 광주의 힘”이라며 “시민의 이름으로 V12를 뜨겁게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냈다.

올해 초 불미스런 일로 어수선했지만 기우였다. 2017년에 우승한 뒤 주춤했던 타이거즈는 막강한 실력으로 최고의 반열을 되찾았다. 위기에서 더욱 뭉쳐 상대를 압도했다. 연전연승의 불패신화를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 뛰어난 기량을 보유한 젊은 선수가 많고 능력과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도 많다. MVP 김선빈 뿐만 아니라 모두가 수훈갑이다. 탄탄한 전력을 잘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KIA는 더 발전하는 팀이 될 것이다. 또 새로운 대기록을 작성하리라 믿는다. 호남의 자긍심을 높인 쾌거였다. 벌써 2025년 시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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