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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성평등가족부가 ‘2025년 성별 임금 통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시대상 회사의 성별 임금격차는 29.3%, 공공기관은 19.0%였다. 이전보다 격차가 다소 줄었다고 하지만, 여성의 노동이 남성의 노동보다 낮은 값으로 평가되고 있다. 남녀의 직종 분리, 경력단절에 따른 근속연수 차이, 관리직 비율과 유리천장 등 여러 구조적 요인이 격차에 영향을 미친다.
바로 이 때문에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이 중요하다. 같거나 비슷한 일을 할 때뿐 아니라 서로 다른 일을 하더라도 그 일에 필요한 기술과 노력, 책임, 작업조건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가치가 같다면 성별에 관계없이 동등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남성과 여성이 서로 다른 직종에 집중된 노동 현실에서 똑같은 업무만 비교해서는 여성 집중 직종의 구조적인 저평가를 제대로 밝히기 어렵다.
사회를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돌봄 노동은 대부분 여성이 담당한다. 요양보호사는 노인의 생명과 일상을 돌보고,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와 아이돌보미는 아이들의 안전과 성장을 책임진다. 매우 중요한 노동을 하지만 그에 걸맞은 임금과 안정적인 근무조건은 충분히 보장돼 있지 않는다.
돌봄을 전문적인 노동이 아니라 여성이 늘상 해오던 일의 연장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편견이 돌봄 노동에 필요한 숙련과 책임의 가치를 지워버린다. 여성 노동자가 비정규직과 시간제 일자리에 집중되는 현상도 같은 구조에서 비롯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2025년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여성은 491만8천명으로, 남성보다 약 127만명 많았다. 장시간 노동과 경직된 근무 관행이 남아 있는 일터에서는 육아와 가족 돌봄을 병행하기 어렵다.
여성은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다가 임금과 고용안정성이 낮은 비정규직이나 시간제 일자리로 이동하기도 한다. 이를 개인의 자발적인 선택이라고만 할 수 없다. 돌봄을 가족에게 떠넘기고, 가족 안에서도 주로 여성에게 맡겨온 사회와 일터가 만들어낸 결과가 아닌지 물어야 한다.
성별 임금격차는 남성과 여성의 평균 월급만을 비교하는 숫자가 아니다. 누가 관리직과 주요 보직에 진출하는지, 누가 비정규직에 집중되어 있는지, 출산과 돌봄으로 누가 경력을 잃는지를 함께 보여주는 지표다. 임금격차를 줄이려면 격차가 어느 과정에서 발생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공공부문은 민간부문보다 제도적 기반이 잘 마련돼 있다. 다만 승진과 주요 보직 배치, 평균 근속연수, 육아휴직 이후의 경력, 비정규직과 단시간 노동자 처우에서 성별에 따른 불합리한 차이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돌봄 노동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일도 시급하다. 정부가 위탁하거나 지원하는 돌봄 기관부터 적정한 인건비를 보장하고, 노동자의 경력을 제대로 인정하며, 분절된 노동시간과 불안정한 계약을 개선해야 한다. 좋은 돌봄은 종사자의 희생에서 나오지 않는다.
정부가 저출생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출산 이후 소득이 줄고 경력이 끊기며 노후가 불안해지는 현실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여성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권할 수 없다.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보장하지 않는 저출생 대책은 근본 원인을 외면한 처방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노동의 대가가 낮게 책정돼서는 안 된다. 이제 우리 사회가 왜 여성의 노동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는지를 물어야 한다. 성별 임금격차는 저평가와 편견, 유리천장과 경력단절 등 우리 사회의 구조와 문화에서 비롯된 문제다.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는 일은 여성만을 위한 특별한 혜택이 아니다.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고 돌봄의 책임을 함께 나누는 것이 공정사회를 만드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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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1 (목) 2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