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산책’

9월은 보고, 듣고, 느끼기 좋은 미술의 달이다. 키아프·프리즈 서울을 비롯해 광주·부산비엔날레와 미술관 기획전·갤러리 전시 등 다양한 미술 행사가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작가들인 것 같다.

예전에는 굳이 해외로 작품을 들고 나가야만 보이던 것들이 이제는 해외에서 와서 보는 상황이 되었으니 말이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 삼아 국내 작가들의 가치가 더 높아졌으면 한다.

세계적인 아트 페어 ‘프리즈’ 유치 이후 한국은 ‘핫한’ 미술시장으로 떠올랐지만, 정작 국내 미술품 투자심리는 얼어붙었다. 여전히 ‘미학적 가치와 미술사적 의미’를 지닌 작품이 즐비한 프리즈와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발목관절이 아프도록 관람하고 늦은 시각 귀가했지만, 규정할 수 없는 공허함으로 쉬이 잠들 수가 없다. 미술 환경은 이렇게 좋아졌는데 많은 작가는 항상 가난하다. 그래서 특별히 나쁘고 좋고가 없다.

‘미술 생태계’를 살펴보면 현재 우리 미술시장에는 미술관이 좋아하는 작가와 화랑이 좋아하는 작가가 다르다. 이 구조를 바꿔야 한다. 예술적으로 인정받은 가치를 화랑이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통해 구매자에게 연결해 줘야 한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미술관에서는 로컬미술의 저력을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언제나 일상에서 미술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30년이 된 광주비엔날레는 수많은 작가의 작품이 광주 전역에 펼쳐져 있다. 그래서 취향에 맞는 작품을 우연히 마주하는 행복을 어렵지 않게 누릴 수 있다. ‘다양한 소리와 색’이 만나는 미술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광주, 9월을 풍성한 ‘미술의 달’로 정하고, 관람객이 이 기간을 만끽하며 자신만의 미술 취향을 발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대인동에서 화가 강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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