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태作 ‘별이 된 사람들-항해’

임남진作 ‘연서-나에게 쓰는 편지’

강수지&이하영作 ‘독버섯’

김현돈作 ‘Reason’

국가폭력으로 인한 인간 트라우마에 대해 묵묵하게 예술적 탐구를 이어가는 예술가들의 전시가 마련됐다.

독립큐레이터그룹 오버랩이 기획한 주제전시 ‘자유비상: 궤도를 넘어’가 오는 27일까지 예술공간집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광주 5·18을 주제로 여러 차례 기획 및 작품활동을 펼쳐온 기획자와 작가의 협업으로 이뤄진 결과물이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제주와 여수·순천을 오가며 주제 연구를 진행했다. 전시는 5·18민주화운동부터 제주 4·3사건, 여수·순천 10·19까지 국가비상사태로 계엄령이 선포됐던 세 사건을 마주하며 거꾸로 가는 현재의 자유 비상(非常) 사태를 점검하고 일상의 민주주의로 비상(飛上)하는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전시 참여 작가들은 너무도 닮은 이 세 사건을 관통하는 예술적 언어를 찾는 데 고심하며 해석과 실험을 지속해왔다.

강수지&이하영 작가는 세 사건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으로 현재에도 지속되는 탄압과 항쟁, 투쟁의 현장을 찾으며 폭력과 억압이 형태를 달리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재현되고 있음에 주목했다.

김현돈 작가는 욕망과 권력의 구조에 대한 비평적 사유를 전한다. 반복되는 역사로 인한 어두운 시대에서 탈피하고 수면 위로 끌어올려 빛을 찾는 설치 미디어 작품을 선보인다.

임남진 작가는 수많은 개인의 트라우마에 집중해 묵중한 감정의 색채들로 슬픈 시적 감성을 표현한 가운데 빛을 향한 한 줄기의 희망을 찾고 있다.

조정태 작가는 작품 속에 비극적인 역사에 대한 기억의 환기와 승화를 위한 진혼제 개념을 담았다. 낯선 풍경의 허공에 부유한 존재들로 초월성을 나타내며 이것들을 수많은 별들로 호명함으로써 위로와 염원을 전한다.

김선영 기획자는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만으로는 이 시대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 비경험 세대들의 비율이 높아지는 만큼 다양한 방식의 유효한 해석적 탐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이들이 폭력이 반복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 끊임없이 과거를 되새기며, 최소한의 저항 방법들에 대해 사유하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오버랩은 도시의 장소특정적 요소 및 역사성에 초점을 맞춰 현대사회의 불균형과 소외를 다루는 예술 리서치 기반 프로젝트 ‘위빙랩(weavinglab.net)’을 진행해오고 있다. 일신방직과 전남방직을 주제로 근대산업과 노동문제를 다룬 ‘도시직조 2021’, 옛 광주교도소를 통해 본 디지털 파놉티콘에 대한 ‘투명한 사회 2022-2023’ 전시를 진행한 바 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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