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돌부처 조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수천 작가

불안돈목(佛眼豚目). 세상 만물을 부처님 눈으로 보면 다 부처님 같아 보이고, 돼지의 눈으로 보면 모두 돼지 같아 보인다는 의미다.

돌로 조각된 작품에 부처의 형상을 고스란히 담아낸 조각 작품 전시가 마련됐다.

다음달 11일까지 갤러리생각상자에서 진행하는 이수천 조각가 초대전 ‘돌에서 찾은 붓다’이다.

이수천 조각가의 눈에는 세상의 모든 돌들이 부처 그리고 경전으로 보인다. 다른 사람들 눈에도 그렇게 보일 때까지 캐내고 쪼개고 새기고 다듬는 것이 그의 작업이다.

이 조각가의 작품은 돌로 조각된 것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 단단한 돌에는 불교 경전에 있는 문자 파편들이 새겨져 있다.

딱딱하고 거친 돌 표면은 그의 손길을 거쳐 윤이 나고 비단처럼 부드러운 광채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 희열은 수행자가 오랜 정진 후 마주하는 환희와도 같다.

주홍 갤러리생각상자 관장은 “진리를 향해 걸어가는 귀한 여정을 조각에 담아내는 수행자를 모시게 돼 기쁘다”며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작품 속 내면이 공명하는 감탄의 시간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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